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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리더십] 조직이 갑자기 창의성을 잃는 이유와 해결책

by TruthTeller 2025.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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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상전이' 현상을 설명한 그림
조직의 '상전이' 현상

 

서론: 조직 혁신의 미스터리

비즈니스 역사를 살펴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패턴이 발견됩니다. 한때 업계를 선도하던 혁신적 기업들이 어느 시점에 이르러 갑자기 보수적으로 변모하는 현상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혁신적 아이디어조차 거부하며, 결국 시장 지배력을 잃고 경쟁에서 뒤처지게 됩니다. 이 수수께끼 같은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조직 문화의 변화 때문일까요? 아니면 리더십의 문제? 혹은 더 근본적인 무언가가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글에서는 물리학의 '상전이(phase transition)' 개념을 통해 조직 혁신의 메커니즘을 새롭게 조명하고, 왜 성공적인 조직이 갑자기 혁신을 거부하게 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관리하고 예방할 수 있는지 심층적으로 탐구해보겠습니다.

혁신이란 무엇인가: '미친' 아이디어의 힘

혁신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가장 획기적인 발명과 아이디어들은 처음에는 종종 '미친 생각'으로 치부되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기존의 틀과 관습을 깨뜨리고, 때로는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까지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혁신기업의 딜레마』(1997)에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 현상을 설명했습니다. 크리스텐슨에 따르면, 파괴적 혁신은 기존 시장의 가치 평가 논리로는 이해되거나 평가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조차 이러한 혁신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1].

사례 연구: 혁신이 거부당한 순간들

역사적으로 수많은 혁신적 아이디어들이 처음에는 거부당했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인 패턴이 드러납니다.

모바일 혁명과 노키아의 몰락

2000년대 초반, 핀란드의 통신 기업 노키아는 모바일 시장의 절대 강자였습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노키아는 기술적으로도 앞서 있었습니다. 2004년, 노키아의 연구팀은 대형 터치스크린과 인터넷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 개발을 제안했고, 심지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온라인 스토어 아이디어까지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노키아의 경영진은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터치스크린 기술 개발을 계속했지만, 그것을 시장에 출시하는 속도와 결단력이 부족했습니다. 『디클라인 앤드 폴 오브 노키아(The Decline and Fall of Nokia)』의 저자 데이비드 코드(David J. Cord)에 따르면, 노키아의 내부 구조와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빠른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었습니다[2].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 노키아는 이미 유사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노키아의 시장 점유율은 급격히 하락했고, 2013년에는 모바일 사업부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했습니다. 업계 분석가들에 따르면, 노키아의 시장 가치는 정점 대비 약 2500억 달러가 증발했습니다[3].

디지털 카메라와 코닥의 실패

또 다른 대표적인 예는 코닥(Kodak)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1975년 세계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를 발명한 것은 코닥의 엔지니어 스티븐 새슨(Steven Sasson)이었습니다. 하지만 필름 비즈니스로 거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던 코닥은 이 혁신적인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소극적이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코닥은 디지털 사진 기술의 가능성을 인식했지만, 기존의 성공적인 필름 비즈니스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았습니다[4]. 결국 2012년, 131년의 역사를 가진 코닥은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넷플릭스의 도전

넷플릭스(Netflix)는 혁신을 통해 성공한 기업의 예입니다. 1997년 DVD 대여 서비스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로의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당시 이 결정은 많은 비판을 받았고, 2011년 DVD 사업과 스트리밍 사업을 분리하려는 시도(Qwikster 논란)는 주가 폭락과 고객 이탈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는 장기적 비전을 고수했고,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그렉 키팅(Gina Keating)의 『넷플릭스드(Netflixed)』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조직 구조가 혁신을 장려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입니다[5].

물리학의 관점에서 본 조직 행동: "많으면 달라진다"

이처럼 성공적인 기업들이 갑자기 혁신을 거부하게 되는 패턴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물리학의 기본 원리를 빌려올 수 있습니다. 197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필립 앤더슨(Philip W. Anderson)은 "많으면 달라진다(More is different)"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6]. 이 논문에서 앤더슨은 시스템의 구성 요소 수가 증가하면 완전히 새로운 속성이 창발(emergence)한다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앤더슨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전체란 부분의 합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부분의 합과는 매우 다르다." 이 원칙은 물리학의 '상전이' 현상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개념입니다.

상전이: 모든 것이 변화하는 순간

상전이는 물질이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상입니다. 가장 친숙한 예는 물이 액체에서 고체(얼음)로, 또는 액체에서 기체(수증기)로 변하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점진적이지 않고 특정 임계점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분자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 분자(H₂O)는 액체 상태에서나 고체 상태에서나 동일합니다. 변화하는 것은 분자들의 배열과 상호작용 방식입니다. 온도가 내려가면 분자 간 결합 에너지가 강해지고, 엔트로피(무질서를 향한 경향)의 힘은 약해집니다. 이 두 힘의 균형이 역전되는 특정 지점에서 상전이가 발생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조직의 행동 변화도 유사한 패턴을 따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똑같은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이 특정 규모나 단계에 도달하면 갑자기 다른 행동 패턴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는 개인의 성격이나 조직 문화의 변화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의 근본적인 역학 변화 때문입니다.

조직의 상전이: 판돈 vs 지위

조직 행동의 상전이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은 인센티브 구조의 변화에 있습니다. 모든 조직에는 크게 두 가지 형태의 인센티브가 존재합니다: '판돈(stakes)'과 '지위(rank)'.

판돈: 집단의 성패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판돈'은 집단 프로젝트의 성패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의미합니다. 작은 스타트업에서는 이 판돈이 매우 큽니다. 회사가 성공하면 모든 구성원이 백만장자가 될 수 있고, 실패하면 모두가 일자리를 잃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회사의 생존과 성공이 모든 의사결정의 최우선 기준이 됩니다.

Y Combinator의 창업자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은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다"라고 말했습니다[7]. 이러한 생존 압박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추구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가 됩니다.

 

 

조직이 '판돈' 이나 '지위'를 추구하게 되는 이유
조직이 '판돈' 이나 '지위'를 추구하게 되는 이유

 

 

지위: 조직 내 개인의 입지와 권력

반면 '지위'는 조직 내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위치, 권력, 영향력을 의미합니다. 대형 조직에서는 이 지위가 점점 더 중요해집니다. 연봉 인상, 승진, 권한, 예산 통제, 사무실 크기 등이 지위의 지표가 됩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조직 행동 연구자 제프리 피퍼(Jeffrey Pfeffer)는 저서 『파워: 권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Power: Why Some People Have It and Others Don't)』에서 "대형 조직에서는 자원과 영향력을 위한 경쟁이 필연적"이라고 설명합니다[8].

인센티브 구조의 역전

조직이 성장하고 안정화됨에 따라 발생하는 중요한 변화는 '판돈'과 '지위' 사이의 균형이 변한다는 점입니다. 작은 조직에서는 판돈(집단의 성패)이 지위(개인의 조직 내 입지)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그러나 조직이 커지면서 이 균형은 역전됩니다.

대규모 조직에서는 특정 프로젝트의 성패가 개인의 생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아집니다. 대신, 조직 내 지위와 경력 관리가 더 중요해집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혁신적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의 개인적 위험이 그 프로젝트가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상보다 크게 인식됩니다.

마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연구에 따르면, 조직 규모가 증가할수록 내부 정치와 지위 경쟁이 심화되며, 이는 보수적 의사결정과 혁신 회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9]. 이것이 바로 많은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혁신적 아이디어조차 거부하는 이유입니다.

조직 상전이의 실제 사례

마이크로소프트: 상전이와 회복의 사례

마이크로소프트는 조직 상전이를 경험했다가 다시 회복한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1990년대 빌 게이츠 시절,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즈와 오피스를 통해 PC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 스티브 발머가 CEO로 재직하던 시기, 회사는 점차 혁신보다 기존 제품 보호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마이크로소프트의 엔지니어들은 태블릿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기존 윈도우즈 시스템을 이러한 새로운 플랫폼에 맞추는 데 집중했고, 결과적으로 애플의 아이패드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시장을 내주게 되었습니다.

저널리스트 바네사 호(Vanessa Ho)가 『Crosscut』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는 "스택 랭킹(stack ranking)" 시스템이 혁신을 저해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팀원들을 강제로 순위매기고, 하위 직원들을 정리해고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로 인해 안전한 프로젝트만 선호하는 문화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10].

흥미롭게도, 2014년 사티아 나델라가 CEO로 취임한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시 혁신적인 기업으로 변모했습니다. 나델라는 조직 구조와 인센티브 시스템을 재설계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에 과감히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은 2014년 이후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11].

애플: 스티브 잡스의 특별한 접근법

애플은 대형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혁신을 추구할 수 있었던 예외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스티브 잡스가 1997년 애플로 복귀했을 때, 그는 회사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켄 세골(Ken Segall)의 『인새너티 심플(Insanely Simple)』에 따르면, 잡스는 의도적으로 관료제를 해체하고 작은 팀 구조를 유지했습니다. 그는 또한 혁신적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을 직접 맡았으며,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했습니다[12].

애플의 전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는 한 인터뷰에서 "스티브는 대형 조직 내에서 소규모 스타트업처럼 운영되는 특별한 디자인 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13]. 이러한 구조적 접근이 애플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혁신적 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습니다.

상전이를 관리하는 방법: 구조적 접근

상전이는 피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모든 액체는 특정 온도에서 얼어붙습니다. 마찬가지로, 조직이 성장함에 따라 행동 패턴의 변화도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물리학에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상전이를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눈이 내리는 날 도로에 소금을 뿌리면 물의 어는점이 낮아져 얼음이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철에 탄소를 소량 첨가하면 강철이라는 더 강한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조직의 구조적 특성을 조정함으로써 혁신을 저해하는 상전이 효과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혁신적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구조적 접근법

문화가 아닌 구조(시스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직 문화는 구조의 결과물입니다. 다음은 혁신을 지속하기 위한 구체적인 구조적 방법들입니다:

1. 작은 팀 유지하기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두 피자 팀(Two Pizza Team)' 원칙을 주창했습니다. 이 원칙에 따르면, 팀은 두 판의 피자로 충분히 먹일 수 있을 정도로 작아야 합니다(일반적으로 6-8명). 작은 팀은 의사결정이 빠르고, 관료주의가 적으며, 책임감이 분명합니다[14].

『조직 설계의 과학(The Science of Organizational Design)』의 저자 리차드 갤브레이스(Richard Galbraith)는 "대규모 조직 내에서도 핵심 결정을 내리는 팀을 작게 유지하면 스타트업의 민첩성을 보존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15].

2. 권한 분산하기

과도한 중앙집권화는 혁신을 저해합니다. 구글은 한때 '20% 시간' 정책을 통해 엔지니어들이 근무 시간의 20%를 자신이 선택한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정책은 지메일, 구글 맵스, 구글 어시스턴트 등 구글의 많은 혁신적 제품을 탄생시켰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구글의 20% 시간 정책은 공식적으로는 덜 강조되고 있지만, 그 근본 철학은 여전히 회사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반영되어 있다고 합니다[16]. 이러한 접근법은 '지위'보다 '판돈'에 초점을 맞추는 문화를 조성합니다.

3. 인센티브 재설계하기

보상 시스템은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단기적 성과만 보상하는 시스템은 혁신을 저해합니다. 인텔의 전 CEO 앤디 그로브(Andy Grove)는 "당신이 측정하는 것을 얻게 된다"고 말했습니다[17].

혁신을 장려하려면, 조직은 장기적 성과와 혁신적 시도를 보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3M은 "15% 규칙"을 통해 직원들이 시간의 15%를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에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이를 승진과 보상 결정에 반영합니다[18].

4. 혁신 부서 분리하기

IBM,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등 많은 대기업들은 혁신 부서를 기존 사업과 분리하여 운영합니다. 이를 통해 혁신 팀은 기존 사업의 압력과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투시만(Michael Tushman)과 스탠포드 대학의 찰스 오라일리(Charles O'Reilly)는 저서 『리드 앤드 디스럽트(Lead and Disrupt)』에서 "양손잡이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기존 사업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파괴적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조직 구조를 말합니다[19].

5. 실패 허용 메커니즘 구축하기

혁신은 필연적으로 실패를 동반합니다. 조직이 실패를 두려워하면 혁신은 불가능합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의 성공은 수천 번의 실패 실험에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20].

효과적인 조직은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인식하고,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정식 프로세스를 구축합니다. 픽사 애니메이션의 설립자 에드 캣멀(Ed Catmull)은 저서 『크리에이티비티 인코퍼레이티드(Creativity, Inc.)』에서 픽사의 "브레인트러스트(Braintrust)" 시스템을 소개했습니다. 이는 프로젝트가 어려움을 겪을 때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하되, 최종 결정권은 항상 창작자에게 남겨두는 시스템입니다[21].

 

 

혁신적인 구조체계
혁신적인 조직 구조

 

 

실천 가이드: 조직 규모별 접근법

조직의 규모와 단계에 따라 상전이를 관리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다음은 조직 규모별 실천 가이드입니다.

소규모 스타트업 (50명 이하)

스타트업의 주요 과제는 생존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판돈'이 '지위'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모든 구성원이 회사의 성공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천 방안:

  • 투명성 유지하기: 모든 직원이 회사의 재정 상황과 주요 의사결정을 알 수 있게 합니다.
  • 공동의 목표 설정하기: 회사의 성공이 개인의 성공으로 직결되는 보상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 의사결정 과정 간소화하기: 관료주의를 최소화하고 빠른 실험과 학습을 장려합니다.

Y Combinator의 창업 가이드에 따르면, "스타트업은 속도가 생명이다. 완벽한 결정보다는 충분히 좋은 결정을 빨리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22].

중견기업 (50-500명)

중견기업은 위험한 전환기에 있습니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지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이로 인해 혁신이 저해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의도적으로 '판돈'의 중요성을 유지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천 방안:

  • 소규모 독립 팀 구성하기: 회사 내에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 팀을 만들어 특정 프로젝트나 시장에 집중하게 합니다.
  • 내부 벤처 캐피털 설립하기: 직원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개발할 수 있는 자금을 제공합니다.
  • 결과 중심 평가 시스템 도입하기: 프로세스보다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평가 시스템을 통해 혁신을 장려합니다.

슬랙(Slack)의 창업자 스튜어트 버터필드(Stewart Butterfield)는 "중견기업의 가장 큰 도전은 스타트업의 민첩성과 대기업의 자원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23].

대기업 (500명 이상)

대기업에서는 '지위'가 '판돈'보다 훨씬 중요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안전한 프로젝트만 선호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거부하는 문화가 형성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의도적으로 구조를 재설계하여 혁신을 장려해야 합니다.

실천 방안:

  • 혁신 부서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기존 사업과 분리된 혁신 부서를 설립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 권한과 자원을 부여합니다.
  • 내부 창업가 지원 프로그램 운영하기: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 자원, 멘토링을 제공합니다.
  • 인수합병을 통한 혁신 유입: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그들의 문화와 접근 방식을 존중하며 통합합니다.
  • 권한 분산형 조직 구조 채택하기: 중앙집권적 의사결정보다 분산된 권한 구조를 통해 민첩성을 유지합니다.

IBM의 전 CEO 루 거스너(Lou Gerstner)는 자서전 『코끼리도 춤을 춘다(Who Says Elephants Can't Dance?)』에서 대형 조직의 변화 관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문화를 직접 바꾸려고 하지 마라. 대신, 사람들이 다르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관리 도구와 프로세스를 바꿔라."[24]

디지털 시대의 조직 혁신: 새로운 도전과 기회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조직의 상전이 역학에 새로운 차원을 더했습니다. 원격 근무,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등의 기술은 조직이 작동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조직의 부상

전통적인 위계적 조직 구조는 점차 네트워크 기반 구조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아이라 매거진(Ira Magazine)의 기사에 따르면, "네트워크 조직은 중앙집권적 통제보다 자율성과 협업을 강조하며, 이는 혁신을 위한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한다"고 합니다[25].

스포티파이(Spotify)의 '스쿼드-트라이브-챕터-길드' 모델은 이러한 네트워크 조직의 좋은 예입니다. 이 모델에서는 작은 자율적 팀(스쿼드)이 특정 제품이나 기능에 집중하며, 동시에 다양한 전문 지식 커뮤니티(챕터와 길드)를 통해 학습과 혁신을 촉진합니다[26].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

디지털 시대의 또 다른 특징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입니다. 넷플릭스, 아마존, 구글과 같은 기업들은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여 제품 개발과 혁신 방향을 결정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채택한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5-6% 더 생산적"이라고 합니다[27]. 데이터 분석은 직관과 경험에만 의존하는 의사결정의 편향을 줄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평가받을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합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확산

디지털 기술은 조직 경계를 넘어선 협업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내부 자원과 외부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혁신을 가속화하는 접근법입니다.

P&G의 'Connect + Develop' 프로그램은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P&G는 외부 연구자, 공급업체, 심지어 경쟁사와도 협력하여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P&G의 혁신 성공률은 35%에서 50%로 증가했고, R&D 효율성은 60% 이상 향상되었습니다[28].

물리학에서 배우는 마지막 교훈: 상전이의 경계에서 살기

물리학에서 가장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는 '임계점(critical point)' 근처에서 발생합니다. 물질이 상전이의 정확한 경계에 있을 때, 두 가지 상태가 공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이 정확히 0°C일 때 액체와 고체가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는 조직 혁신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조직은 '상전이의 경계'에서 운영되는 조직입니다. 이러한 조직은 안정성과 혁신, 효율성과 창의성, 실행과 탐색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유지합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조직 이론가 제임스 마치(James March)는 이를 "탐색과 활용의 균형(balance between exploration and exploitation)"이라고 표현했습니다[29]. 조직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동시에 기존 역량을 활용할 때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전이의 과학을 이해하고 적용함으로써, 리더들은 조직이 혁신과 안정성 사이의 최적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결론: 혁신의 주도자가 될 것인가, 희생자가 될 것인가

혁신은 조직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성공적인 조직조차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혁신을 거부하는 패턴을 보이곤 합니다. 이는 개인의 태도나 조직 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물리학의 상전이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이러한 패턴을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문화가 아닌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판돈'과 '지위' 사이의 균형을 조정함으로써, 조직은 지속적인 혁신 능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리더로서 우리가 직면한 선택은 분명합니다: 혁신의 주도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희생자가 될 것인가? 상전이의 과학은 우리에게 주도자가 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이제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참고문헌

[1] Christensen, C. M. (1997). The Innovator's Dilemma: When New Technologies Cause Great Firms to Fail.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2] Cord, D. J. (2014). The Decline and Fall of Nokia. Schildts & Söderströms.

[3] Surowiecki, J. (2013, September 3). Where Nokia Went Wrong. The New Yorker.

[4] Gavetti, G., Henderson, R., & Giorgi, S. (2005). Kodak and the Digital Revolution (A). Harvard Business Review Case Study.

[5] Keating, G. (2012). Netflixed: The Epic Battle for America's Eyeballs. Portfolio.

[6] Anderson, P. W. (1972). More is different. Science, 177(4047), 393-396.

[7] Graham, P. (2007). How to Start a Startup. Paul Graham's Essays.

[8] Pfeffer, J. (2010). Power: Why Some People Have It and Others Don't. HarperBusiness.

[9] Gilbert, C., & Bower, J. L. (2002). Disruptive Change: When Trying Harder Is Part of the Problem. Harvard Business Review, 80(5), 94-101.

[10] Ho, V. (2012, July 3). Microsoft's 'Stack Ranking' System: The Destructive Effects of Forced Curves. Crosscut.

[11] Foley, M. J. (2019, February 4). Five Years Under Satya Nadella: Microsoft's Transformation. ZDNet.

[12] Segall, K. (2012). Insanely Simple: The Obsession That Drives Apple's Success. Portfolio.

[13] Ive, J. (2011, October 24). Steve Jobs: The Next Insanely Great Thing. Design Museum Interview.

[14] Bezos, J. (2013). Letter to Amazon Shareholders.

[15] Galbraith, J. R. (2014). Designing Organizations: Strategy, Structure, and Process at the Business Unit and Enterprise Levels. Jossey-Bass.

[16] D'Onfro, J. (2015, April 17). The Truth About Google's Famous '20% Time' Policy. Business Insider.

[17] Grove, A. S. (1983). High Output Management. Random House.

[18] Govindarajan, V., & Srinivas, S. (2013, August 6). The Innovation Mindset in Action: 3M Corporation. Harvard Business Review.

[19] O'Reilly, C. A., & Tushman, M. L. (2016). Lead and Disrupt: How to Solve the Innovator's Dilemma. Stanford University Press.

[20] Bezos, J. (2016). Letter to Amazon Shareholders.

[21] Catmull, E. (2014). Creativity, Inc.: Overcoming the Unseen Forces That Stand in the Way of True Inspiration. Random House.

[22] Altman, S. (2015). Startup Playbook. Y Combin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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